일상을 통째로 도둑맞아 버린 듯한 시간도 어느덧 일년이 지나버렸다. 여행은 고사하고 지인들과의 만남 조차 버거울 정도이니 자유라는 것은 누릴 때보다 그렇지 못할때 더 소중하다는 것을 비로소 실감한다. 일상 속 위기의식을 느끼며 좀 더 잘 살기 위한 고민을 하던 중, 평소 였으면 시도 조차 힘들었겠지만 코로나 시국 탓에 지금은 꽤 괜찮게 하고 있는 개선된 생활 몇가지를 적어본다.
#금연
담배와 라이터로 꽉찬 주머니, 번번히 흡연구역과 재털이를 찾아 다녀야하는 번거로움이 항상 스트레스이긴 했다. 부족한 흡연 구역에 실내 생활까지 길어지다 보니 흡연의 빈도가 자연스럽게 줄어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담배 한대를 피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나와 흡연구역을 하이에나 처럼 찾아 헤매는 내 자신을 돌아보면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렇게까지 해서 꼭 담배를 피워야 하는 걸까?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고 그 이후부터 본격적인 금연을 시도하여 현재까지 잘 버텨오고 있다.
#운동
참 불행한 일이지만 운동시설 집합금지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개인 운동의 습관을 가져야 했다. 내가 선택한 것은 아침 조깅. 요즘 처럼 추운 겨울과 미세 먼지가 심한 날에는 나가기 어렵지만 좋은 날에 하는 아침 조깅은 하루 일과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는 훌륭한 원동력이 되었다. 단,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어떤 방법으로든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경험상 사소할수록 좋다. 다이어트나 몸짱 같은 달성이 힘든 목표는 운동을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애플워치의 운동링을 완성하거나 좋아하는 음악 리스트를 뛰면서 끝까지 듣는 것이다.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재택근무
코로나 시국은 기존의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던 사무실의 역할을 축소시켜 놓았다. 재택 근무를 통해 아침 출근 저녁 퇴근의 틀에 박힌 업무 패턴을 유연하게 바꾸면서도 지속가능한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사무실에 고정적 업무 공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주요 업무는 오히려 집에서 처리하는 것이 효율이 좋았고 사무실에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미팅 및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 몇개만 있으면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고정 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
위기에도 삶은 나아져야 하기에
코로나는 우리 생활의 많은 것을 앗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참에 해내지 못했던 일상의 패러다임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그 무형의 박탈감으로부터 탈출하고픈 일종의 보상심리 일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찌됐던 간에 그 힘든 시기에도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고,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위기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고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