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을 짓고 이주해서 맞이하는 첫 봄. 특별히 조경이라 할 것 없이 잔디도 직접 깔고, 가족들이 좋아하는 나무를 사다 심었다. 제대로 심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무렵, 나무들이 새싹과 꽃봉오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날씨임에도 나무들은 다가오는 봄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온몸으로 그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하는 듯 하다.
도심에서 별 감흥 없이 지내던 우리 가족에게 그 작은 자연의 변화들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계절의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환경에서 오래 살아서 였는지 아니면 그냥 내가 나이가 들어 그런 건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이 변화에 익숙해진다면 그동안 절기가 아니라 달력의 휴일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던 지난 과거보다는 더 풍요로운 일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분 좋은 변화를 집에서 느낄 수 있음이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