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머물 때, 스타벅스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어느 지점을 가던 가득 메운 인파와 분주해 보이는 파트너들. 여유로운 공간의 상징과도 같았던 커피숍의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주나 제주 등 지방도시의 몇몇 스타벅스는 서울 도심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지역 문화와의 융합을 꾸준히 시도하는 스타벅스 특유의 마케팅 전략과 어울려 특색있는 공간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얼마전 새롭게 오픈한 여주의 스타벅스 여주남한강 DT점도 그런 곳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경기도 여주시를 가로지르는 남한강변에 자리잡은 이 곳은 마치 여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듯 큰 규모를 자랑한다.
실내에는 넓은 공간을 활용한 여유로운 테이블 배치가 돋보이며, 중앙에는 마치 조형물을 연상시키는 나선형의 계단과 주변의 원형의 실내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3층으로 이루어진 이 건물의 후면 통창으로는 남한강 산책로의 풍경을 볼 수 있으며, 루프탑과 테라스에서는 개방감이 뛰어나 남한강과 주변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주에는 남한강 주변으로 여행 명소들이 제법 많다. 때문에 근처에 자리잡은 이 곳 스타벅스는 주말이나 휴일에 북적거릴 거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하다.
다행히도 난 가까운데 살고 있는 동네 주민으로서 사람 없는 평일 시간대에 이 엄청난 규모의 커피숍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나름의 기회가 있었다.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이 곳은 마치 한적한 갤러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곳의 진가는 건물 뒷편으로 연결되어 있는 남한강 산책로이다. 실내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 나와서 걸으면 그 여유로움을 실내에서 바깥으로 확장시키면서 좀 더 풍요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스타벅스 여주남한강DT 점은 서울 도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색을 갖고 있는 지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단, 그 장점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가능한 방문객이 드문 평일 오전 시간대에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