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기능을 모두 잡은 사무용 기기 : 로지텍 Alto Keys K98M 키보드 & MX Master 4 마우스

최근 작업환경을 개선하면서 새로 들이게 된 로지텍의 Alto Keys K98M 키보드 와 MX Master 4 마우스의 사용 후기
2026년 0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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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은 예전부터 애용하던 컴퓨터 주변기기 브랜드다. 특히 가성비와 품질이 뛰어나 사무용 컴퓨터 장비로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고객 충성도와 인지도를 자랑한다. 200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잘 모르면 그냥 로지텍 꺼 사서 써라.’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였으니 당시 로지텍의 시장 장악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다만 과거형으로 적은 이유는 지금은 그때보다 컴퓨터 주변기기가 다양화, 세분화, 대중화되었고 누구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전문 사무용 장비와 일반 사용자를 굳이 나눌 필요성이 없어졌으며, 뛰어난 가성비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필두로 한 경쟁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만큼 소비자의 선택지 또한 많아졌기 때문이다. 과거 사무실의 키보드, 마우스의 과반수가 로지텍이었던 시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로지텍도 시장의 변화를 그냥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가성비 위주의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상황을 벗어나, 사무용 주변기기의 격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MX 라인업이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완벽한 만듦새, 인체공학적 디자인, 첨단 기능을 모두 아우르며 ‘사무용=가성비’라는 기존 공식을 깨버린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 결과, 사무공간에서 하루 종일 머무르는 나 같은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사무용 컴퓨터 주변기기의 끝판왕’이라는 자리를 지금껏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나 또한 MX 라인업을 오랜 시간 사용하고 있었고, 대체제가 없다고 할 정도로 만족스럽고 손에 익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기기를 교체할 정도로 애용하고 있다.

이전에 잘 사용했던 로지텍의 ‘MX Mechanical Mini’ 키보드와 ‘MX Master 3S’ 마우스

따라서 오늘은 최근 사무공간을 개선하면서 새로 구입하게 된 로지텍의 마우스와 키보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로지텍의 비교적 최신 제품인 ‘MX Master 4’ 마우스와 MX 라인업은 아니지만 함께 쓰면 좋은 ‘Alto Keys K98M’ 기계식 키보드이다. 물론 광고나 협찬이 아닌 나의 개인적 취향과 경험에 따른 지극히 주관적인 사용기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최근 작업환경을 개선하면서 새로 들이게 된 로지텍의 ‘Alto Keys K98M’ 키보드와 ‘MX Master 4’ 마우스

이미 완성형이라 더할게 없었나 – MX Master 4

사실 MX Master 2부터 MX Master 3S까지 오랜 시간 만족하며 사용했던 입장에서, 다음 버전은 도대체 어떤 혁신을 가져올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됐다. MX Master 3S는 이미 ‘완성형 마우스’라는 생각할 만큼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다소 큰 부피로 휴대가 불편하고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높은 가격대 정도였다. 이외 모든 면에서는 이미 타 브랜드 마우스를 압도하는 편의성과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고 이번에 구매한 신제품 MX Master 4도 그 상품성을 그대로 계승하여 출시한 듯했다. 따라서 잘 알려진 기능 보다는 이전 버전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신제품의 특징을 이야기해 보겠다.

사무용 마우스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MX 마우스의 신제품 ‘MX Master 4’

외형에서 느껴지는 MX Master 4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크기’와 ‘소재’다. 이전 제품보다 전체적인 부피를 약간 줄여 손이 작은 사람도 좀 더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제품 상단의 우레탄의 사용 비율을 대폭 줄였다. 이는 호불호가 나뉠 수도 있는 부분인데 단점은 기존 대비 고급스러운 느낌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신제품의 소재도 저렴한 느낌이 들진 않지만 나선형 패턴으로 유려하게 떨어지는 전작의 우레탄 소재가 투박하게 끊기는 플라스틱으로 변경된 것은 디자인적으로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장점은 좋아진 내구성이다. 플라스틱이 우레탄보다 열과 수분에 강하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했을 때 이염과 변형에 쉽게 노출되었던 부분이 개선되었다. 버튼과 휠의 구조는 거의 유사한데 이미 사용성의 검증이 완료된 구조이기도 하고, 기존 사용자들의 재적응을 요하는 무리한 변경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현명한 선택인 듯하다.

소재와 디자인 변경으로 달라진 버튼과 휠의 조작감, 그립부에 버튼 1개가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기능적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될 정도인데, 따라서 아직까지 ‘MX Master 3S’를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면 굳이 신제품으로의 변경을 해야 할지는 지금도 의문이긴 하다. 나의 경우에는 맥북을 사용하면서 트랙패드 위주의 작업이 주가 되어 마우스를 처분했다가, 최근 모니터를 새로 들이고 데스크 세팅으로 바꾸면서 신제품이 나왔기에 새로 구매한 것이라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에 따라 바꾼 것은 아니었다. 좋게 말하면 이미 완성형의 마우스였기 때문에 큰 변화가 필요 없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좀 더 혁신적인 개선을 기대했던 나와 같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뭐,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체불가한 사무용 마우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실용성에 감성을 더한 기계식 키보드 – Alto Keys K98M

내가 이전에 사용하던 키보드는 같은 로지텍의 ‘MX Mechanical Mini’였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타 브랜드의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이 다수 존재했다. 아무래도 사무용의 정체성 때문이었는지 저소음 갈축 스위치를 차용하다 보니 기계식 특유의 경쾌한 타건감에서 오는 만족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었다. 또한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책상이 깔끔해지는 장점은 있었지만 빽빽한 키 배열로 오타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는 점도 문제였다. 어쩌면 사무용과는 그다지 잘 녹아들지 않는 기계식 키보드의 한계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 구매한 ‘Alto Keys K98M’ 키보드는 그런 아쉬운 부분을 거의 느끼지 않게 해줄 만큼 여러 가지로 만족스러운 기계식 키보드였다.

로지텍의 새로운 기계식 키보드 ‘Alto Keys K98M’

우선 ‘Alto Keys K98M’은 같은 로지텍 제품이지만 MX 라인은 아니다. 즉, 사무용이나 전문가용 콘셉트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대중적 제품도 아닌 이유는 출시가 약 13만 원으로 키보드 시장에서는 꽤나 높은 가격대에 속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제품은 사무용과 일반 사용자를 아우르지만 그중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과 만족을 원하는 고급 사용자를 주력으로 타겟팅 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만큼 제품의 완성도와 디자인이 뛰어난 편이며, 전문 게이밍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해도 크게 뒤쳐지지 않을 만큼의 경쾌한 타건감을 자랑한다. 여기에 기존 로지텍에서 지원하는 멀티 페어링이나 MX 마우스와 함께 사용할 때 다수의 컴퓨터를 편하게 오갈 수 있는 ‘Flow’ 기능도 지원하기 때문에 사무용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매크로와 백라이트 등의 편의 기능도 함께 지원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형에서 느낄 수 있는 뛰어난 만듦새다. 투명 상단 하우징으로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를 전달하며,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감이 안정성을 더한다. 여기에 하우징 안쪽에 외곽으로 둘러진 유니 쿠션 가스켓이 꽤 두껍게 자리 잡고 있어 타건 시의 잡소리와 통 울림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준다. 이중 사출 PBT 키 캡은 백라이트 LED와 더불어 제품의 고급감을 더해준다. 그동안 로지텍의 많은 키보드를 사용해 보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이었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어중간하게 느껴질 수 있는 98키를 채용한 것도, 사무용과 일반 사용에서 어느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전략을 알 수 있다. 사무용으로 키 패드는 매우 요긴하지만, 그만큼 좌우 길이가 길어지면 마우스의 가동 범위를 침범해서 일반 사용자나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키 패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좌우 길이를 대폭 줄인 98키가 매우 적절해 보였다. 물론 이 배열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적응이 필요한 점은 불만일 수도 있겠다.

제품은 좋아졌지만 브랜드의 신뢰도를 박살낸 문제가 발생했다 – Logitech Option+

위 두 제품의 조합으로 나의 작업 환경이 완성되었고, 구매 후, 지금까지 약 3개월가량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굉장히 어이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 날 갑자기 마우스와 키보드의 일부 기능이 먹통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유를 알 수 없어 찾아보니 같은 시기에 나와 같은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원인은 로지텍에서 자랑하는 소프트웨어 ‘Logitech Option+’에 있었는데 MacOS 용 개발 인증서가 만료되어 앱의 실행 자체가 중단되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이 사태가 바로 해결되지 않고 일주일 이상 이어졌는데, 로지텍의 인증서 담당자가 제때 갱신하지 않고 휴가를 가버렸기 때문에 복귀 때까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소문까지 들릴 정도였다. 이 문제를 단순한 에피소드로서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는 인증서 하나로 멈춰버리는 로지텍 생태계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낸 점이고, 두 번째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가 발품을 팔아 해결책을 찾아야 했을 정도로 오랜 시간 방치했던 로지텍의 부실한 후속 조치였다. 이후 로지텍의 공식 사과와 대응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해당 제품과 프로그램을 믿고 사용한 충성 고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경험이 되었다. (관련 기사 : 로지텍 맥용 앱 먹통, 인증서 만료가 원인이었다 | 출처 : 디지털 포커스)

‘Logitech Option+’이 사용자에게 많은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세대를 거듭할수록 제품 자체의 완성도보다 소프트웨어의 기능에 기대려고 하는, 서드파티 브랜드로서의 한계가 보이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만약 위와 같은 문제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한다면 아무리 제품이 좋다 하더라도 나부터 컴퓨터와의 연동성과 안정성이 보장된 퍼스트 파티 제품으로 변경할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론, 아직까지는 사무용 기기의 끝판왕. 다만 영원한 것은 없다.

이번에 작업 환경을 바꾸면서 선택하게 된 Alto Keys K98M 키보드와 MX Master 4 마우스는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와 브랜드 가치가 제품에 충분히 반영되어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사용 경험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만, MX Master 마우스의 경우 일종의 매너리즘으로 비칠 수 있을 만큼, 이전 제품 대비 나아진 점이 크지 않았다. 반면 Alto Keys K98M 키보드의 경우에는 로지텍 생태계에 머물면서 새로운 기계식 키보드를 고민하고 있었다면 주저 없이 선택하라고 추천할 만큼 뛰어난 완성도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로지텍이 사용자를 자사의 소프트웨어에 종속시키려는 최근 행보는 좋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하드웨어는 상향 평준화되었고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지려면 소프트웨어의 무한한 가능성에 기대해야 하는 점은 이해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필요 없는 기능만 꾸준히 늘어나는 소프트웨어보다 제품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혁신에 더 큰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아온 제품의 신뢰와 로지텍이라는 브랜드의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괜찮겠지만 지금까지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던 제품혁신의 DNA를 잊어버리게 된다면 이전과 같은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대하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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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1인 사업가이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으며 생각을 전달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일 잘하는 일은 아무것도 안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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