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처리기는 나와 아내가 수년간 살까 말까 고민만 해오던 가전제품이었다.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환경에서 매번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는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통까지의 거리가 제법 멀기 때문이었다. 여름만 되면 발생하는 냄새와 날파리들로 곤욕을 치르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물 처리기를 선뜻 들이지 못한 이유는 높은 가격과 기능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다 ‘이롭 더 그래블’ 음식물 처리기를 선택한 이유와 사용 후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필요에 의해 직접 구매하여 사용한 후기이며 광고 및 지원은 일체 없음을 밝힌다.
미생물 방식 vs 분쇄건조 방식
미생물 방식은 기기 안에서 미생물을 통해 음식물을 분해시켜 흙과 같은 상태로 만드는 방식이며, 분쇄건조 방식은 음식물을 열로 건조하고 분쇄 날로 잘게 부숴 부피를 줄이는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명확한 장단점이 존재한다. 제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방식에 따른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 | 미생물 방식 | 분쇄건조 방식 |
---|---|---|
작동 원리 | 미생물을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발효 | 음식물을 분쇄한 후 고온으로 건조하여 부피를 줄임 |
처리 시간 | 수 시간이 소요 (1일~며칠) | 비교적 짧음 (수시간 내 처리 가능) |
처리 결과물 | 퇴비로 활용 가능한 분해물 생성 | 분쇄 후 건조된 폐기물 (주로 일반쓰레기로 배출) |
장점 | 친환경적, 퇴비 재활용 가능 냄새가 적음 (밀폐형 제품 기준) | 처리 속도가 빠름 비교적 단순한 유지보수 |
단점 | 초기 미생물 관리 및 온도 유지 필요 처리 속도 느림 | 전기 소모량이 많음 냄새 발생 가능 |
유지 관리 | 미생물 보충 및 관리 필요 | 필터 교체 및 기기 청소 필요 |
소음 | 작동 시 소음이 거의 없음 | 분쇄 시 소음 발생 가능 |
전력 소비량 | 상대적으로 적음 | 전력 소모가 많음 (건조 공정) |
환경 영향 | 미생물 사용으로 분해물 재활용 가능 | 분쇄 폐기물은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배출 |
적합 사용자 | 친환경적인 방식 선호자, 퇴비 활용을 원하는 사용자 | 처리 속도와 간편성을 중시하는 사용자 |
미생물 방식으로 선택한 이유
선택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부분은 음식물의 처리 방식이었다. 미생물 방식은 자연 분해되어 퇴비로 활용할 수 있는 반면 분쇄물 방식의 경우 폐기물을 다시 쓰레기로 처리해야 하고 고온 건조를 위해 미생물 방식 보다 많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지속 가능한 친환경 방식은 아니었다. 또한 음식물 처리 시 매번 발생하는 소음과 냄새 또한 미생물 방식보다 심하다는 평이 대부분이라 전반적으로 가격과 부피를 제외하면 미생물 방식의 음식물 처리기가 보다 진보된 방식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다만 미생물 방식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 환경이다. 미생물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음식물을 정기적으로 투입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매일 음식을 하지 않는 환경이라면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는 분쇄건조 방식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이롭 더 그래블을 선택한 이유
미생물 방식의 음식물 처리기를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제품을 알아보면서 또 많은 고민이 생겼다. 시중에 생각보다 많은 제품들이 존재했고 바이럴 마케팅이 난무하는 온라인 시장 특성상 제대로 된 제품 후기나 평가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기준으로 비교 후 ‘이롭 더 그래블’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맵고 짠 음식도 분해 가능한 소멸 방식 미생물 품질
- 추가 비용이 필요 없는 반영구적 사용 가능 필터
- 넉넉한 용량과 미니멀한 타워형 디자인
음식물 처리기 한달째 사용 후기
제품을 들인 이후로 약 한 달째 사용 중이며 지금까지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미생물은 생각보다 잘 유지되고 있고 음식물만 제때 버려준다면 따로 관리해 줄 것은 없었다. 전기 사용량도 체크해 보니 한 달 평균 2~3천 원 정도의 요금이 추가되는 정도로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단점으로 느껴지는 점도 있었다. 첫 번째로는 소음이 생각보다 크다. 우리 집은 사용 편의상 주방에 놓고 사용하는데 모터가 돌아가는 소음이 지속적으로 들린다. 조용한 밤 시간의 경우 꽤 거슬릴 정도기 때문에 소음이 적다는 광고 문구는 개인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았다. 두 번째는 뚜껑의 수동 개폐 방식이다. 사용하기 전에는 자동 방식이 크게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음식물을 버릴 때 물기가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양손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경우 뚜껑을 열고 닫기가 불편해 사용할수록 타사 제품의 자동 개폐 방식이 간절했다.
총평
사실 음식물 처리기는 필수 가전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다만 가전 삼신기로 불리는 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 청소기 등과 함께 새로운 신기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그만큼 삶의 질을 높여주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제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나의 아내는 가정주부로서 주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매일 눈앞에 음식물 쓰레기를 마주해야 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을 터, 이 부분을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지만 삶의 질 개선을 위해 80만 원 대의 높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문제다. 만약 우리 가족이 전원주택이 아닌 아파트처럼 음식물 쓰레기를 가까이서 버릴 수 있는 곳에 살았다면 아마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히 귀차니즘의 해결을 위한 비용으로는 너무 비싸며, 친환경 처리 방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해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공공의 가치를 더할 때 그나마 설득력을 가진다. 따라서 지자체 지원금이나 시장 경쟁을 통한 기술의 대중화로 가격이 좀 더 안정되고 많은 가정에 보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