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ject : ROVEWORKS CAMERA for iPhone
- Category : App, UI/UX, Online Service
- Date : 2026.8.16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카메라를 소유하지 않은 시간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꽤나 오랫동안 사진 생활을 해왔지만, 동시에 카메라가 나에게 계륵 같은 물건이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었다. 취미로 사진을 찍다 보면 항상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 외출이나 여행을 가기 전, 카메라를 챙길지 말지 늘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진 생활을 그렇게 오래 해왔다면서 이런 고민을 하는 내가 이율배반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일상 영역에서의 카메라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물리적 부담감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막상 어렵게 들고나갔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 건지지 못하고 돌아왔을 때의 허탈함이 반복되다 보면, 무겁고 비싼 카메라는 방구석에 처박히게 되고 그렇게 방 안에서 그럴듯한 오브제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10년 넘도록 내 방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어쿠스틱 기타처럼.

사진과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매일 같이 하는 고민이 그러한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어련할까. 결국 돌고 돌아 일상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는 지금 내가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다만 나처럼 카메라를 오랫동안 다뤄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필연적으로 ‘결과물’과 ‘사진 찍는 손맛’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 마련이며, 다시 카메라에 눈을 돌리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난 오랫동안 이 딜레마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왔고, 결국 내가 가진 아이폰을 ‘최고의 일상용 카메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아이폰 카메라 앱, 바로 ‘로브웍스 카메라(ROVEWORKS CAMERA)’다.





나의 오랜 사진 생활 고민의 흔적들이 오롯이 들어가 있는 이 아이폰 전용 카메라 앱 ‘로브웍스 카메라(ROVEWORKS CAMERA)’는 아쉽지만 다수의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중적인 카메라 앱은 아니다. 이를테면 얼굴을 뽀샤시하게 만들어 주거나 대충 찍어도 자동으로 노출과 색감을 알아서 결정 해주는 앱은 아니라는 것. 오히려 그와 정반대의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유는 ‘수동 필름 카메라’가 이 앱의 가장 큰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다소 어렵고, 불편하고, 불친절하더라도 앞서 말한 카메라의 ‘결과물’과 ‘사진 찍는 손맛’을 아이폰 카메라에서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중요한 개발 목적이었다.
‘그럼 사진과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르는 나에게는 필요없겠네..’
라고 생각했다면 포기하지 말고 이미 여기까지 읽어 본 김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겠다. 내가 왜 이런 마니악 한 카메라 앱을 개발했는지 당신에게도 충분히 설득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당신이 사진을 찍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순간을 남기고 싶을 것이고, 기나긴 웨이팅을 감내하고 맛보게 된 아주 멋지게 플레이팅 된 음식을 남기고 싶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우연히 발견한 멋진 장소나 풍경을 담고 싶다거나, 반복되는 일상의 한 부분이지만 그냥 그 순간의 자신의 느낌이 왠지 좋아서 셀카를 남기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마지막은 내 취향은 아니지만 올해 일곱 살 된 딸이 내 아이폰으로 그렇게 셀카를 찍자고 졸라대는 탓에 한번 넣어 봤다. 그렇게 각양각색이지만 공통된 이유는 ‘나만의 그 순간을 온전히 남기고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신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와 대부분의 서드파티 앱은 그 역할을 온전히 수행해 주지 않는다. 보다 많은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빛과 색을 왜곡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람의 외모까지 변형해서 완벽해 보이는(?) 사진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 대상들 중에는 이제 막 사진을 찍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나의 일곱 살 딸과, 사진이라면 그냥 선명하게만 나오면 만족하는 칠순을 넘긴 나의 부모님도 포함하기 때문에 막 찍어도 잘 나오기만 하면 되는 사진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사진에 대한 관심과 조예가 깊은 감각적인 당신이라면 그렇게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어색한 결과물로 과연 만족할 수 있겠는가? 사진은 빛과 어둠이 만들어 내는 한 장의 이야기다. 누군가는 따스한 햇살의 눈부심이 좋아서 사진을 찍고 반대로 그 빛이 만들어 내는 그림자의 먹먹함이 좋아 사진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폰은 사용자의 그 의도와는 달리 과한 빛은 죽이고 어둠은 밝혀 평면적인 사진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날의 햇살,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낸 분위기를 제멋대로 해석해 변질된 사진으로 내놓는 아이폰의 그 오만방자한 자동 보정 기능을 당신은 계속 두고 볼 수 있겠는가? 글만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아래 평범한 일상 사진들을 한번 비교해 보자.



왼쪽은 아이폰 기본 카메라 앱으로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내가 개발한 ‘로브웍스 카메라(ROVEWORKS CAMERA)’ 앱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앱의 기술적인 차별점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우리의 카메라 앱은 애플이 필연적으로 거치도록 만들어 놓은 자동 보정 프로세스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의 상을 그대로 받아들여 빛은 빛으로 어둠은 어둠으로 담아낸다. 내가 눈으로 보는 찰나의 순간을 왜곡 없이 온전히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진이 더 좋고 완성도가 높은 사진인지 굳이 평가할 필요는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 어차피 일상과 취미의 영역이고, 우린 예술을 하는 게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두 사진 중에 어떤 것이 당신의 이야기를 남기기에 좋을지 판단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사진을 찍을 날은 앞으로도 무수히 많겠지만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만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미학과는 평생 담을 쌓아 온 나의 아버지라면 ‘왼쪽의 사진이 더 화사하고 좋구나.’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난 당신의 안목을 믿는다.

물론 내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공을 들여 만들어낸 앱이기 때문에 팔은 안으로 굽는 게 당연하다. 다만 사진에 조금이라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에게 이 앱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이유라면, 비록 카메라는 방구석에 자주 처박아 둔 적이 많았더라도 사진에 대한 마음만은 늘 진심이었던 내가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보다 스스로 만족하며 사용하고 싶어 개발한 카메라 앱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앱으로 만족할만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면 난 과감하게 이 프로젝트를 폐기함과 동시에 방구석의 오브제였던 카메라를 다시 집어 들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난 출시 직후부터 이 카메라 앱으로 나의 모든 일상을 기록하고 있고, 비싸고 무거운 카메라는 아직 책장의 오브제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때문에 만약 평소 당신이 스마트폰 사진의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아쉬워했거나, 사진을 조금 더 진지하게 다뤄보고 싶었다면 이 앱이 그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수동 카메라라고 해서 조작이 어렵다고 거부감을 가질 필요도 딱히 없다. 카메라에 익숙하지 못한 사용자를 위한 자동 모드(A)도 존재하니, 별다른 설정 없이 그냥 다른 카메라 앱처럼 셔터만 눌러도 충분히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앱에 대한 더 세부적인 내용이나 사용방법, 촬영 노하우 등은 앞으로 꾸준히 올릴 계획이다. 내가 쓰고 싶어 만든 앱이긴 하지만, 이왕 만들고 공개한 김에 누군가의 소중한 순간과 추억을 기록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면 매우 고양되고 벅차오를 것 같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추가하고 싶은 기능도 많은 앱이지만 가능하다면 사용자들과의 많은 소통과 공감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첫 공개 기념으로 앱의 유료 기능인 ‘Pro Pack (11,000원)’의 무료 코드를 배포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별점과 평가를 남겨주신 후, 해당 화면 캡쳐 본과 함께 goo@roveworks.com로 요청해 주시면 보내 드리도록 하겠다. 물론 기본 무료 버전으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니 편하게 다운로드 해서 사진을 찍어보길 바란다.